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수호 55용사 이름을 부르기 전에 울먹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서해 수호 영웅 55명의 이름을 부르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던 것과 관련 “꽃다운 나이에 산화한 장병을 생각하면 어찌 평정을 유지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던 것으로 26일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와 관련 “묘역을 찾은 게 두 번째인데 그때마다 묘비 뒷편 출생일, 사망일을 보고 마음속으로 엄청 울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은 행사에 앞서 롤콜(roll-call)과 관련한 보고를 받을 때도 전사자들이 전부 19살 아니면 20살 청춘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4일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수호 영웅 55명을 한 명씩 호명하는 ‘롤콜’을 하기 전, 울컥하며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대변인은 “롤콜은 고인의 이름을 한분 한분 호명하면서 추모하는 행사”라며 “윤 대통령은 2021년 6월 29일 처음 정치를 선언할 때부터 천안함 용사 전준영 병사를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킨 영웅들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국가보훈처가 윤 대통령의 이러한 의지를 보여줄 방안으로 ‘롤콜’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이 워싱턴 D.C.에 한국전 기념공원을 건립하고 추모의 벽을 세우는 과정에서 윌리엄 웨버 이사장이 무려 사흘에 걸쳐서 3만5000면의 미군 병사 이름을 직접 부르고, 2016년엔 무려 6시간에 걸쳐 카투사 장병 7000명의 이름을 호명한 것에 착안해 이번 롤콜 행사가 기획됐다는 설명이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의 이런 뜻에 따라서 국가보훈처와 국방부, 대통령실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처음부터 롤콜을 기획했다”며 “이에 따라서 대통령실에서는 대통령이 55명 용사의 이름을 한분 한분 부를 때마다 화면에 용사들의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행사를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해수호 영웅과 관련해 준비 중인 실질적인 뒷받침 제도’를 묻는 말에 “그 부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특히 이번에 유족분들이 말씀하신 것 중 한 가지는 ‘보훈처를 보훈부로 승격해 준 거에 대해서 대단히 감사하다’(는 것)”이라며 “보훈처가 보훈부로 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새로운 조치들을 생각해서 내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나는 유족 분들뿐만 아니라, 우리 장병들뿐만 아니라 예비역 군인 분들께서도 이번에 국방부나 대통령실에 많은 격려를 보내주셨다”며 “이제야 조금 정상적으로 나라가 가는 것 같다는 취지로 많은 말씀을 주셔서, 굉장히 지금 국방부나 대통령실에서도, 안보실에서도 격려를 받는 부분이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