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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출시된 오두방정 늬에시 이모티콘. [박철연 작가 제공]
박철연 작가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주방용품회사에서 4년 동안 일을 하다 ‘부업’으로 이모티콘을 그리기 시작했다. 박 작가는 퇴근하고 자는 시간을 줄여 ‘늬에시 1탄’을 제작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박 작가는 B급 감성 이모티콘과 항상 인기가 많은 귀여운 이모티콘 2개를 모두 준비했다. B급 감성의 ‘얄미운 도시 침팬지 바비’만 탈락했다. 박 작가는 “B급 이모티콘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불합격을 받으니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며 “떨어진 침팬지 캐릭터를 발전시켜 ‘늬에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얄미운 늬에시’를 시작으로 연달아 6개의 이모티콘을 출시했다. 늬에시 시리즈는 ‘밀리언 셀러’ 이모티콘이다. 그는 이모티콘 제작에 집중하기 위해 퇴사, 4년째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박 작가는 “직장을 다니면서 경제적으로 항상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현재는)경제적으로 더 여유로워졌고 제 이모티콘을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많아 즐겁다”고 말했다.
이모티콘 ‘오늘의짤’ 시리즈를 제작한 이주현 작가.
‘오늘의 짤’을 그린 이주현 작가는 ‘삼성맨’ 출신이다. 약 10년 동안 삼성전자 UX(사용자 환경) 디자인 업무를 맡았다. 회사 생활에 지루함을 느끼고 퇴사,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한 뒤 돌연 사업을 시작했다. UX 디자인 회사 모(MOH!)다.
이모티콘을 그리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회사 직원들과 ‘뭔가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는 가벼운 마음에서 출발했다. 회사의 핵심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모티콘을 그리기로 결정하자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틈새 시장’을 노렸다. 그는 “제가 쓰기에 당시의 이모티콘들은 너무 귀여웠다”며 “B급 감성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 판단해 작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자신만의 ‘날 것’을 만들었다. 단순한 신체에 감정 표현이 강조된 얼굴을 가진 ‘짤군’이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사람인 데 사람이 아닌 것 같은’ 그런 캐릭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행하는 이미지를 익살맞게 풀어내기에 최적이었다. 결과는 ‘대박’. 단숨에 2017년 최고 인기 이모티콘 4종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오늘의 짤’ 시리즈를 계기로 B급 정서를 가진 상품군이 크게 확대됐다.
오늘의짤 시리즈 [MOH! 제공]
그렇다면 ‘누구나’ 인기 이모티콘을 만들 수 있을까? 이 작가와 박 작가 모두 “그렇다”고 대답한다. 명확한 타겟과 차별화 지점만 있다면, 이모티콘은 여전히 ‘대박 기회’가 될 수 있다.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